한동안 아이들의 코 건강을 책임져주던 노시부 프로 콧물흡입기.
어느날 갑자기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생겼다.
검색해보니 노시부코리아 AS가 영 못미더운지라
직접 수리를 해보기로 했는데, 일단 본체를 여는 것부터 문제인 것이 별드라이버를 써야했다.
나는야 집에도 별드라이버를 갖추고 있는 남자.... 라면서 룰루랄라 드라이버를 밀어넣으려는데 드라이버가 들어가지 않는다.
아뿔싸.... 롱비트가 필요하구나. 좁쌀만한 구멍으로 비트를 넣어서 돌려야 하는 관계로
대만산 롱비트를 인터넷에서 구매해서 본체를 열었다.
열어보니 구조는 매우 간단해서 커다란 모터 하나 + 작은 PCB 기판 하나.
모터는 모델명을 보니 px (d-1) 500 이라고 되어 있어서 검색해보니 진공청소기용 모터라고 나온다.....
(알리에서 이 모터가 검색이 되는데.. 가격은 궁금하면 검색해보시라...)
어쩐지 노시부 흡입력이 세더라니.... 좀 과격하게 말하자면 진공청소기로 우리 아가들 코를 신나게 빨아대던 거였구나 =0=
미안하다 아가들 ㅜ_ㅜ 그런줄 알았으면 노시부 안사고 그냥 진공청소기로 흡입했어도 됐을 걸 ㅋㅋㅋ
일단 AC 모터인 것은 확인했고, 모터를 커다란 검은색 고무재질 케이스가 감싸고 있어 일단 그건 그대로 둔 채
기판 쪽에 소자가 타거나 고장난건가 싶어서 멀티미터를 여기저기 들이대는데 소자는 별 문제는 없어보였다.
여기저기 찍다보니 연결 되어 있어야 할것 같은 두 단자 사이가 연결이 끊어진 것이 확인되어서 더 이상 pcb 기판만 들여다보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될듯 싶어 모터 커버를 벗겨 냈다.
어차피 모터는 결선이 간단하니 찍어볼 곳은 뻔했다. 하나씩 찍어볼 곳들을 찍어보는데,...
음? 겉으로 보기엔 연결은 멀쩡하게 되어 있는데, 단선된 곳이 있었네....
모터 권선이 끊어졌을리는 없으므로 (끊어졌으면 멸망엔딩이다.... 권선 해체작업은.....하고싶지 않다)
잘 들여다보니 권선과 회로를 연결하는 도선 사이가 금속 단자로 압착이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단선이었다.
겉보기로는 선 자체는 잘 물려있는데, 무슨 문제로 단선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든 원인은 파악되었다.
(본체 까는것부터 모두 다 카운팅 해서 여기까지 오는데 30분 걸림 ㅜ_ㅜ)
어떻게 해결할 까 하다가 가장 심플한 방법으로 해결하기로 결정.
압착부위 근처의 에나멜선 피복을 벗겨내고 금속단자와 납땜으로 연결해주기로 했다.
나는 집에 인두기를 가지고 있는 남자... =0= 라면서 또 룰루랄라 납땜질을....하는데
에나멜 선에 납이 참 안붙네 ㅜ_ㅜ.... 플럭스 좀 사둘걸.
결국 덕지덕지 납땜질 해놓고 테스트로 전원 연결하니 우렁차게 모터가 돌아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수리 완료
정말 단순한 구조의 제품인데, 이런 황당한 문제로 고장이라니...=_=
어느나라 제품인지는 모르겠지만, QC가 썩 좋지 않은 듯 하다.
이 제품의 가격을 생각하면 이러면 안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제품 내부를 까보니 더더욱이나 그런 생각이 든다......허탈하구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