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스케일의 시스템은 양자역학적 효과로 인하여 기존의 거시세계에서 통용되던
고전역학(뉴턴역학)이 유효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부피대비 표면적의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표면의 영향이 지배적 인자가 되고 이는 벌크(Bulk)상태와는 다른 현상을
나타나게 하는 주된 요인이 됩니다.
한편, 나노수준의 거동을 관찰하고 모사하는 것은 근래에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는 분야
입니다. 매우 많은 초정밀 측정장비가 등장하였고 (AFM, SEM, TEM 등) 수많은 시험기법 및
가공기술이 개발되어 왔습니다. 분명히 21세기는 나노의 세기라 해도 과언은 아닐것입니다.
다만, 점차 원자, 분자 수준을 다루려 하다보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는 나노스케일의 거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저해하는
이유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나노, 마이크로 수준의 거동에 대한 연구를 하던 연구자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마치 영화처럼
본인이 나노스케일로 작아져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보고싶다고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AFM, SEM, TEM 과 같은 장비로 나노수준의 원자구조, 형상 등을 관찰하는 것은 제법 오래
전부터 가능하던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찰은 '어떠한 사건이 끝난 후' 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 현장에 찾아온 형사가 현장에 남겨진
증거물을 하나씩 찾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겠지요. (물론, 일부 연구의 경우 SEM 을 이용하여
실시간 거동을 관찰한다거나 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게 해서도 범인은 잡을 수 있겠지만, 가장 좋은 것은 살인범이 범행을 저지르는 현장을
덮치는 것이겠지요. (비유가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네요. 살인범이라니....)
특정한 사건이 실시간으로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 주된 메커니즘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대개 이런 경우에 유용한 도구는 컴퓨터 입니다. 물리적 한계를 계산을 통해 뛰어넘고 시각화
해주는 데에는 컴퓨터 만한 도구가 없죠.
분자동역학 역시, 그러한 도구로서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나노수준의 거동을 모사하는 도구는 매우 많습니다. Monte Carlo, Ab initio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기법이 존재하고, 각각 장단점 또한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다른 시뮬레이션 기법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할 얘기가
너무 많아지겠지요.
다만,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이 '고전역학'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입니다. 분명히 본문의 맨 처음에서 언급하기로는 나노스케일의 거동에서는 고전역학이
유효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만,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은 분명히 고전역학을 이용하는 기법이며
나노스케일의 시스템을 모사하는 기법이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20세기 초, 물리학은 많은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은
물리학에서 분명히 독보적으로 빛나는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흔히, 입자와 파동은 상이한 것으로 인식되어왔지만 이러한 믿음은 20세기에 들어서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빛은 광자(Photon) 이면서 동시에 파동이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물질은 물질파(matter wave)를 갖습니다.
이러한 가설은 드 브로이의에 의하여 널리 알려졌는데, 물질파의 파장은
운동량에 반비례 한다는 것으로서 질량이 작아질 경우 파장은 점차 커지며 전자와 같이
질량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실상 파동과 같이 작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질량이 상대적으로 큰 물질은 이와 같은 양자역학적 효과가 작아지게 됨을 의미합니다.
또한 Born-Oppenheimer 가설을 토대로 원자핵의 질량이 전자에 비하여 매우 클 경우
전자에 의하여 발생하는 양자역학적 효과는 무시할 수 있으며, 이 때 전자를 포함한 원자계의
운동은 원자핵의 운동으로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가정을 분자동역학에서는 채용하고 있습니다.
즉, 다시 말해서 위에서 언급하는 가정을 만족하는 조건의 시스템의 경우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이
유효하며, 고전역학인 F=ma를 이용하여 원자핵의 거동을 다루되, 이론적, 경험적 포텐셜 함수
(Potential function)을 적용함으로써 원자들이 갖는 특이한 성질을 무리없이 모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이 끼어들게 되면 계산속도의 향상과 거대 스케일의 모사는 가능할 지언정
오류의 발생과 원자의 특성 모사의 부정확성은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포텐셜 함수라는, 사실은 불합리한 시스템을 채용하는 것도 분자동역학 시스템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포텐셜 함수는 원자간의 에너지를 잘 표현해주는 Lennard-Jones Potential 함수,
금속에 적용되는 Morse Potential 함수, EAM(Embedded Atom Method) Potential 함수,
실리콘 계열의 원자를 다룰 때 사용하는 Tersoff Potential, Stillinger-Webber Potential 함수,
다이아몬드, Hydrocarbon 등에 적용되는 REBO(Reactive Empirical Bond Order) Potential 등
매우 다양한 포텐셜 함수가 존재하지만, 물질의 본질을 묘사하는 것이 아닌 이론-경험적으로
얻어진 파라미터를 대입하고 유사한 행동양식을 보이는 공식을 적용한.... 다시 말하자면
끼워맞추기 식의 방법이기 때문에 이 기법을 사용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점은 역시나 단순한 계산으로 인하여 시뮬레이션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거대한 스케일 (수십~ 수백 nm)의 시스템을 모사하기에 매우 적합하며, 동적인 시스템을
모사하기에 좋은 시뮬레이션 기법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Bio, MEMS 등의 분야에서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있는
추세입니다.
컴퓨터 기술의 발달과 함께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은 점차 한계를 뛰어넘어가고 있습니다.
FEM과의 결합은 그러한 발전의 한가지 방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향후, 이 분야에 대한 연구의 노하우가 더욱 축적되고 컴퓨터 기술이 충분히 뒷받침 된다면
더더욱 유용한 연구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음은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입니다. 간단하게 그림만 따와봤습니다.
그림의 출처는 아래에 링크로 달아두었습니다.
별로 잘 쓴 글은 아니지만, 혹여 퍼가실 때에는 출처를 명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www.isgtw.org/?pid=1001444

http://www.cc.gatech.edu/scivis/research/atom/atom.html

http://nanoengineer-1.com/content/index.php?option=com_content&task=view&id=40&Itemid=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