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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여행, 산책)

순천 여행(송광사, 순천만, 낙안읍성)


마음이 복잡해서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었던 일주일.....


그 일주일을 기다려서 순천으로 떠나는 오전 6시 버스에 몸을 맡겼다.

(정확히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6시 10분 차로 출발)


차에 오르자마자 잠을 청했다가 바깥이 밝아 눈을 떠보니 정읍 언저리를 지나고 있었다.

잠시 후, 10시 남짓, 순천종합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대략 50보정도 거리에 내가 가고자 하는 모든 곳 (송광사, 순천만, 낙안읍성)을 갈 수 있는 버스가 서는

정류장이 있었다. (아래 지도의 화살표 위치를 참고하세요)



송광사는 111번

순천만은 67번

낙안읍성은 61, 63, 68 번을 타면 갈 수 있고 


송광사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고

순천만은 대략 20~30분 정도

낙안읍성은 40분정도 걸렸다. 


버스요금은 1100원~!



버스터미널에 내리자 마자 간식을 사먹고는 바로 111번 버스를 타고 송광사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을 달려 도착한 송광사......

겨울 초입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더라.





매표소를 지나서 조금 걷다가 뒤를 돌아 찍은 사진 한컷. 

잠시후 나는 불만이 폭발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잠시후에 쓰도록 하겠다 ㅠ_ㅠ;;





사실, 송광사 대웅전부터 찍고 가려고 했는데, 길을 잘못들어 '불일암'  이라는 곳으로 나도 모르게 가고 있었다.

어쩐지... 아무리 가도 산길만 나온다 싶었다. 가는길에 있는 대나무 숲은 보기 좋더라.

아래 지도에서 화살표시가 된 곳이 불일암이다.







불일암이 어떤곳인가 했더니, 생전에 법정스님께서 머무르시던 곳이라고 한다. 



불일암에서 산길을 돌아 (사실 길을 잃어버리는 줄 알았다...;;;; 다니는 사람도 없지;;;; 산길은 내리막길도 없이 계속 이리저리 굽어지기만 하지...ㅠ_ㅠ)

내려오면 감로암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여기는 출입금지다 ㅠ_ㅠ) 이 앞에서 보이는 대나무가 멋있어서 또 한장 찰칵^^;





그렇게 먼길을 돌아 송광사로 들어오게 되었다.

물 위에 기둥 두개가 서있는 독특한 구조인 이 건물은 우화루 라고 부른다(고 인터넷을 찾아서 알았다)

여기까지는 기분이 참 좋았지 ㅠ_ㅠ 경치도 좋고, 건물도 멋스럽고.

근데, 들어가보니 왜이리 '출입금지' 라고 해 놓은 곳이 많은지.....


워낙에 유명한 사찰이고 사람도 많이 드나드는 곳이라 그런지 몰라도 내가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하다못해서, '원하는 만큼 여유롭게 머물다 가시오' 라는 느낌도 전혀.......


예전에 부석사에 갔을때 (부석사는 내게 있어서 절대적 기준이다.)

겨울 햇빛이 내리쬐는 경내에서 끝도 없이 펼쳐진 소백산 자락의 능선을 바라보며 대략 한시간동안 가만히 여유롭게 앉아있던 기억이 너무나도 행복했는데,

송광사에서는 그저 쫓기듯 발걸음을 돌릴수밖에 없었다......

내가 너무 까다로운가? ㅠ_ㅠ


입장료를 받은 것에 비해서 편안하고 즐거운 구경을 하지 못해서였는지 내려오면서 계속 투덜댈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선암사를 가볼걸..... 이라는 생각이....-_-;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채, 송광사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때우고는 

버스를 타고 다시 터미널 앞의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온 뒤, 67번 버스를 타고 순천만으로 향했다.

이때가 대략 4시 정도? 해가 짧은 계절이라 해가 슬슬 넘어갈 채비를 하는 중이었다.

일단 송광사에 갈 때와는 다르게 버스에 사람도 많았고, 내려서도 엄청난 인파에 나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순천 사람은 전부다 순천만에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더라 ㅠ_ㅠ;


일단 입장권을 사고 전망대까지 최대한 빨리 가기로 마음먹었다.

가는 길이 온통 갈대밭이다. 이런 풍경 아무데서나 볼수 있는 것은 아니리라.




나무로 된 다리를 전망대 가는 곳까지 설치해서 갈대가 다치지 않게 잘 꾸며놓은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래 사진의 상단을 보면 새가 무리지어 날아다니는게 보인다^^



갈대가 멋있어서 한컷!^^


가는 길에 의미없이 또 한컷. 아래 사진의 중앙부에 보이는 조그마한 언덕이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저기로 최대한 빨리가야만 했다.

가는 길에 세워진 표지판에 따르면 왕복 40분정도 걸린다고 한다. 




전망대로 가기 전에 시야가 트인 곳이 있어서 순천만을 향해 한장.....

나는 운이 좋았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에, 순천만에 와볼 수 있어서......



역시 전망대로 가는 중에 시야가 트인 곳에서 또 한장.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해가 거의 다 떨어져 간다. 이즈음, 사람들이 모두들 다급하게 전망대를 향해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전망대에 도착했는데..... 도착했는데......

상황이 이렇다. 전망대는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미리 자리를 잡아놓은 사람들 덕분에(?-_-;;) 2, 3층에서는 사람머리밖에 볼 수 없었다. (제길!!!! 내 키가 10센치만 더 컸으면!!)




그래서 맨 아래층의 풀밭에서나마 일몰을 보려 했으나, 여기도 대책없기는 매한가지다-_-;;; 아이고;;; 내팔자야

이쯤되면 도대체 여기를 몇시에 와야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사진 찍을 욕심이 아니라면, 충분히 멋지고 좋은 풍경이지만

나는 사진욕심이 있었단 말야...ㅠ_ㅠ

어쩔수 없이 강제적으로 일몰을 눈으로만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좋더라.....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해가 완전히 저물어 어두워지기 전에 전망대에서 내려왔다. 매표소 근처에서 이런 사진도 찍고.....

아~ 이 사진도 오른쪽 위편을 보면 새들이 무리지어 나는게 보인다. 희미하게ㅋ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하고, 여행오기 이틀전에 급히 예약한 숙소에서 잠을 청한뒤에 간 낙안읍성.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읍성의 형태가 보존된 채로, 초가집에 실제 거주민이 살고있는!!!! 그런 곳이다.

왜구가 하도 침략해와서 쌓은 것이라고 한다. (잡것들 같으니라고-_-)

이렇게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읍성은 낙안읍성 말고도 해미읍성, 고창읍성이 있다고 한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초가집이 참 보기 좋다. 갑자기 할아버지 생각이 나네 ㅠ_ㅠ

성벽 위를 걸어서 마을 전체를 둘러보고는 내려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도 하고.....

천원짜리 배즙도 하나 사서 먹고....^^


이런 풍경을 어디에서 또 볼까 싶어서 계속해서 사진찍고 또 찍고.....

성벽을 걷다보니, 초가지붕을 교체하시는 분들이 보여 여기가 정말로 사람들이 사는 곳이구나 싶었다.

특별히 뭐 하는 것 없이 여유롭게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으로 낙안읍성 구경을 마무리 지었다.




이렇게 내 지치고 상처난 마음을 위한 힐링여행은 끝이 났다.

충분하지는 않아도......고마울만큼 치료받고 온 것 같다.

서울로 돌아오는 시간이 6시간 반이 걸린것만 빼면 내게 완벽한 주말이었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