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담

박지성 선수에 대한 기억




인터넷을 하다가 박지성 선수의 국가대표 골들을 보고 있자니,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2002년 영국,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연달아 골을 넣었을 때, 대단한 선수다! 라고 생각하고 그 뒤로 쭉 지켜봤었다.


PSV로 이적한 뒤에는 생전 볼일이 없던 네덜란드 리그 경기도 보게 만든, 내가 지금 껏 가장 마음 속 깊이 좋아했던 축구 선수.


맨체스터로 이적한 뒤엔 단 한번도 박지성 경기를 거른적이 없었다. 리그, 챔스..., (컵대회는 빼고.....)


박지성 선수가 어디에서 뛰든, 잠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든 어쨌든 응원하는 마음은 변함없이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


그저 안타까운 것은, 박지성 선수의 전성기가 생각보다 금방 지나가서 그의 투지넘치는 멋진 플레이를 오래도록 볼 수 없다는 것....



동영상을 보고 있자면, 국가대표팀에서 박지성 선수의 역할이 정말 막중한 것이었음을 실감한다.


단순히 캡틴 이라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어깨에 짊어진 짐이 꽤나 무거웠겠다 싶다.


세계 최고 클럽에 소속된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위기의 순간에 사람들이 갖는 자신에 대한 기대에 대한 부담감....


그런 어려움 속에서, 어려운 경기상황에서 박지성 선수가 해결해준 그 많은 순간들....



기술적으로 훌륭한 선수, 골 결정력이 탁월한 선수, 엄청난 스피드를 가지고 질주하는 선수, 혹은 우월한 신체능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선수는 앞으로 수도 없이 많이 배출되겠지만, 


박지성 선수만큼 한국국가대표팀에 절대적 영향력을 가질만한 선수가 또 배출될지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국가대표팀에서 박지성의 존재감은, 박지성이 있는 한국 국가대표팀을 상대하는 팀들이 느끼는 그의 존재감은


단순히 11명중의 한명의 선수를 넘어선 매우 특별한 것이었다고 믿는다.



박지성 선수 다음으로 좋아하는 선수를 꼽으라면, 손흥민 선수를 들 수 있을텐데


함부르크 데뷔골을 보았을 때의 전율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이런 선수가 나오다니!..... 라며 넋을 놓고 경기를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즈음, 포스트 박지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거론되던 인물이 아마도 김보경 선수였을텐데


개인적으로는 포스트 박지성은 손흥민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국가대표팀에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줄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쉽지 않겠다는 것이다. 손흥민 선수는 여전히 매우 좋아하는 선수이고 앞으로도 훨씬 더 크게 성장할 선수라고 믿고 있지만,


그가 팀의 밸런스를 잡아주고 수적 우위를 만들어주는 타입의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골게터와 미드필더의 어쩔 수 없는 플레이 스타일의 차이인가.... 싶다가도, 키슬링이나 루니 같은 선수들이 움직이는 걸 보면 


그냥 손흥민 선수 자체의 어느정도 정립된 플레이 방식인가 싶기도 하다. 


손흥민 선수는 앞으로 국가대표팀에서도, 클럽팀에서도 수많은 골을 쏘아올리며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할 것이고, 엄청난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박지성 선수와 같은, 팀을 통째로 바꾸는 그런 선수가 되지는 못할 것 같다.










박지성 선수가 은퇴하는 날이 되면, 마음이 꽤나 무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