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달정도 정신없이 일에 치여살다가, 무조건 어디든 떠나야 겠다고 생각해서 제주도 행 티켓을 덥썩 샀다.
제주도는 남쪽이라 겨울에 따뜻할줄 알았는데, 출발당일 새벽에 폭설이 내릴줄은 상상도 못했다.
제주 공항에 내리니, 온통 하얗다. 제주 동부지역을 둘러볼 생각으로 산굼부리부터 찾아갔다.
아침 이른시간이어서 사람이 없는게 무척 좋더라.
그 다음으로는 성산일출봉. 원래 계획대로라면 다랑쉬 오름이나 비자림, 혹은 사려니숲을 갔어야 했지만, 사정상 패스.
성산일출봉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의 국적은 중국인 70%, 한국인 29%, 일본인 1% 정도.
인종이나 국가가지고 딱히 왈가왈부 하고싶진 않은데, 여기서 만난 중국인들은 무척 시끄러웠다. ㅠ_ㅠ
섭지코지가 그다지 멀지 않아서 일출봉 다음코스로 잡아봤는데, 바닷바람이 미친듯이 불어와서
괴로운 기억밖에 나질 않는다.
다음날 아침, 숙소 근처의 산방산을 들렀다.
제주도는 이런저런 설화들이 많아서 즐겁다.
오랜 옛날, 한 사냥꾼이 한라산 근처에서 사냥을 하다가 잘못하여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고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화살이 옥황상제의 엉덩이에 맞자, 화가난 옥황상제가 한라산 꼭대기를 뽑아서 집어던졌는데,
그게 바로 산방산이라고 한다. 산방산을 뒤집어서 한라산 백록담에 맞춰보면 들어맞을 것 같기도 하다.
한동안 해군기지때문에 논란이 되었던 강정마을에도 들러봤다.
공사가 진행중인 곳이 펜스로 둘러쳐있고 마을 곳곳에는 '해군기지 결사반대' 라는 깃발이 날리고 있었다.
바닷가쪽으로 다가가보니 상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찰병력이 한무더기가 있더라.
조용한 어촌이었을 이 곳은 아마도,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릴 것이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천지연 폭포. 여기는 중국인 80%, 한국인 20%....
사진한장 찍기 쉽지 않았다.
사람이 좀 없는 곳을 가고 싶어서 위미리 동백나무 군락지로 차를 돌렸다.
겨울에 피는 꽃이라 많이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꽃잎은 땅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돌아오는 날 아침, 비양도가 보이는 협재해수욕장에 들렀다.
몇년전에 처음 사진으로 보고, 그렇게 (여름에)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아직까지 그러질 못해서....
겨울바다이기는 하지만 바다빛깔은 여름과 다를 바 없이 참 아름답다.
기분전환 하고 왔으니, 이제 정신차리고 다시 일해야지....^^;